2020. 1. 28. 22:33ㆍTaiwan/Kenting
계획에는 없었지만 충동적으로 질러버린 인생 첫 프리다이빙 오픈워터!
원래는 10m 깊이의 다이빙 풀을 끼고 있는 숙소를 예약해서 이곳에서 물놀이도 할 겸 다이빙 연습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겨울철이라 관리를 안 하는지 풀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아침에 서핑을 할 때 바다는 분명 이렇게 차갑지 않았었는데 숙소 물은 거의 냉탕 수준! 거기다가 풀장에 낀 물때가 여기저기 떠다닌다. 결국 한 시간 만에 풀장은 손절하였고, 깔짝 맛보기만 한 탓에 감질난 우리는 다음날 예정된 스쿠터 일주를 완전히 취소하고 다이빙 샵을 통해 바다에 나가는 것을 계획한다. 다행히 다음날에는 오전 내내 비가 와서 스쿠터 일주 취소가 그렇게 가슴 아프지는 않았다. 그리고 물놀이는 원래 비 올 때 해야 더 재밌으니깐... ^^
급하게 예약을 위해 네이버/티스토리 블로그들을 뒤져보았지만, 아직 컨딩에서 프리다이빙(스쿠버X, 프리O)을 하고 포스팅해주신 분은 없더라. 덕분에 내가 1빠로 포스팅하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구글에 'kenting freediving'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샵을 하나 찾았다.
https://www.en.divepro.tw/tryfreediving
Try FreeDiving|DivePro Kenting Taiwan
If you can’t swim and afraid of water, we recommend that you try free diving to see if you are used to free diving activities. In addition, practice Static Apnea and Dynamic Apnea, duck diving and so on in the process of free diving.
www.en.divepro.tw
따로 예약하는 페이지나 메신저가 없어서 직접 전화로 예약해야 했다.
우선 동행한 친구들은 모두 AIDA2 또는 SSL1을 보유한 상태였고, 그에 맞는 투어와 가격을 안내받았다.
1. 보트 다이빙
- 인당 1500 TWD (약 6만 원)
- 더 깊은 수심을 즐길 수 있음
- 오전 8시에 출발
- 3시간 소요
2. 쇼어 엔트리(Shore Entry)
- (참고) 쇼어 엔트리는 비치에서 걸어서 들어가는 입수 방법입니다.
- 보트 가격이 빠져서 비교적 저렴하게 인당 1000 TWD (약 4만 원)
-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조율할 수 있음
3. 부가비용
- 장비 대여: 풀장비(3mm 슈트, 핀, 스노쿨, 마스크) 기준 500 TWD (약 2만 원)
- 장비는 개인장비 있는 개수만큼 다 가격 빼주심
- 컨딩 시내에 있는 거리 기준 픽업 샌딩 인당 200 TWD (약 8천 원)
우리는 어차피 여기에 전지훈련하러 온 것도 아니고 뭐하러 꼭두새벽부터 챙겨나가서 더 깊이 들어가냐 하면서 쇼어 엔트리를 선택했다. 아침에 서핑을 너무 격렬하게 한 관계로 삭신이 쑤셔서 오전엔 충분히 늦잠을 자고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날날한 일정! 컨딩에는 어차피 택시도 없길래 픽업 샌딩도 함께 예약했다.
픽업차를 타고 편안하게 샵에 도착!
우선 앉아서 건강상태 확인서랑 비상연락망을 쓴다. 이때 자격증도 보여달라고 하신다. 플라스틱 카드가 없어도 이미지 사진이나 단체에 가입된 메일 주소만 알려줘도 알아서 대신 확인해주신다.
그리고 신체사이즈에 맞게 슈트와 핀을 골라주신다. 한겨울이라도 수온은 꽤 따뜻한 편이라 슈트는 빌려 입어도 그만 안 빌려 입어도 그만이다. 사람마다 다른 듯. 나랑 다른 친구는 3mm 슈트를 입고도 춥다고 덜덜 떨고 또 다른 친구는 래시가드만 입고 들어갔는데도 멀쩡했었다. 수온이 20 몇 도라고 했었는데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난다. 이래서 다이빙 로그를 기록해야 하나보다.
그리고 여기가 마음에 들었던 점은 장비가 깨끗하게 잘 관리된 상태라는 것이었다. 다른 곳에서는 슈트를 대여하면 여기저기 너덜거리고 있고 쿰쿰한 냄새도 나서 입을 때마다 오만상을 쓰면서 입는데, 여기는 그런 거 하나 없이 뽀송하게 잘 말라있다. 핀도 공용인데도 까진 부분 하나 없이 멀끔한 상태라서 감동 ㅠㅠ 빌려 쓰는 장비가 이렇게 퀄리티가 좋아도 되나요 ㅠㅠ
이것저것 신어 보면서 내 발에 맞는 핀을 겟-하였다. 히히
그리고 사진에 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면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차분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하였다. 같이 동행해주시는 버디님 목소리 아주 나긋나긋하신 게 거의 요가 수업~
스트레칭이 끝나고 옷도 다 갈아입고 나오면 쪼고만한 트럭 뒤에 부이와 함께 실린다(우리가). 친구는 이때 농활을 떠올리더라. 초반에는 도로 상태가 좋아서 시원하고 기분 좋은데 바다와 가까워지면 탈수기에 돌려지는 기분 만끽 가능
그리고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바다! 바다 이름도 본새 난다. 무려 워터 아웃렛이라고 한다.
사실 자격증을 따기 전에도 물놀이에 이미 미쳐있어서 좋다는 바다들을 많이 다녀 봤기 때문에 바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바다에서 해보는 첫 프리다이빙 그 자체에만 의의를 두고 출발했는데, 부이를 설치하는 위치까지 수영해서 가는 내내 아래에 있는 산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산호들 사이에 터널이 있고 바닥으로는 바다뱀과 물고기들이 열심히 지나다니고 있었다. 나중에 버디님께서 이 터널에서 각자 영상 하나씩을 뽑아주셨다. 딱 인스타 재질~ 완전 마음에 들었음~
수심 10m 정도 되는 곳에 부이를 설치하고 워밍업 삼아 유도줄을 잡고 두 번씩 내려갔다가 와봤다. 모든 친구들이 컨디션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부이 옆에서 덕 다이브 연습을 각자 두세 번씩 한 후 버디님이 정어리떼가 있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주셨다.
버디님을 따라 열심히 헤엄쳐서 갔는데 정말 징글징글할 정도로 많은 정어리떼가 눈에 보인다. 솔직히 정어리떼 처음 보는데 저렇게 큰 줄 몰랐다. 무슨 갈치 떼인 줄;;; 내 마음도 몰라주시고 자꾸 내려와서 정어리들이랑 같이 헤엄치라고 하시는데, 저는 큰 물고기 무서운데요 ㅠㅠ 정어리떼 포인트뿐만 아니라 버디님이 산호가 유난히 많은 곳, 물고기들이 많은 곳으로 우리들을 안내해주셨다. 진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따라다녔다.
아 이제 좀 힘든데~라는 생각이 들 때쯤 다시 부이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덕 다이브 연습을 두어 번씩 더 한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한 명 한 명 정성스럽게 아까 들어오면서 본 그 터널에서 각자 영상 하나씩을 뽑아주신다.
사실 덕 다이브 연습부터 해서 포인트들 이곳저곳들 둘러볼 때 항상 버디님은 카메라를 들고 우리를 찍어주고 계신다. 한두 번 찍어본 솜씨가 아니심. 나중에 샵에서 동영상을 전달받고 버디님 굿 포토그래퍼라고 비디오 완전 잘 찍으신다고 했더니, 이게 내 직업인걸^^이라는 쿨한 대답을 하셨다. 다른 영상들도 다 좋지만, 역시 이 영상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감사합니다 버디님. 굿 포토그래퍼 b
바닷속 사진들은 gif 변환을 하면서 화질도 많이 깨지고 길이도 짧아져서 컨딩의 바닷속이 얼마나 좋았는지 잘 표현되지는 않지만, 정말 좋습니다. 컨딩에 가면 꼭 바닷속에 한번 들어갔다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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