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오타루] 고라쿠엔(코라쿠엔, 宏楽園) 료칸

2019. 6. 24. 21:34Japan/Sapporo

체크인

아침부터 일어나서 오타루로 넘어와 르타오에서 당을 충전하고 오르골당을 구경하고 초밥까지 한 세트씩 먹고 나니 드!디!어! 료칸 체크인 시간이다. 원래부터 오타루에 온 주목적은 료칸이었으니 부랴부랴 오타루칫코 역으로 넘어갔다. 차를 렌트했으면 좀 더 편한 여행이 됐을 텐데... 면허는 있지만, 운전은 할 수 없기 때문에 렌트는 꿈도 못 꾼다ㅠㅠ. 그래서 픽업 서비스가 있거나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료칸을 찾으려고 했는데 출발하기 두 달 전이었음에도 발 빠른 사람들이 벌써 다 예약을 해놨다. 그래서 조금만 택시를 타면 갈 수 있는 고라쿠엔으로 결정했다. 

 

다 쓰러져가는 오타루칫코 역

오타루 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의 오타루칫코 역에서 택시를 타고 조금만 들어가면 고라쿠엔이 나온다. 어렵게 길을 설명할 필요도 없다. 이 동네 택시기사님들은 어지간한 료칸의 이름과 위치는 다 알고 있는 듯했다. 택시비는 만삼천 원정도였던 것 같다. 

 

​예전에 친한 언니가 료칸에 갔었을 때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김상!"이라고 부르시며 무릎을 털썩 꿇어서 몸 둘 바를 몰랐다고 했었다.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그 언니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정말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몇몇 분들이 무릎을 털썩 꿇으시며 인사한다. 그 인사를 일방적으로 받고 있으니 민망하고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라. 동방예의지국의 사람으로서 정말 마음이 불편…. 그러는 사이 일사천리로 우리 짐을 받아들고 신발을 정리하시고 로비의 테라스 자리로 안내해주신다.

 

간단하게 웰컴 티를 마시면서 체크인을 한다. 우리는 거의 차를 마시며 묻는 말에 대답만 하는 정도다. 직원이 우리 자리까지 총총총 왔다 갔다 하시며 모든 걸 알아서 진행해주신다. 앉은자리에서 정원을 구경하며 저녁 식사 시간과 개인 탕 이용시간 그리고 다음날 타고 나갈 택시까지 예약을 해두고 방을 안내받았다. 

 

안내받은 방에서료칸 시설물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고 사이즈에 맞게 옷을 꺼내주신다. 아 이때 다과도 함께 준비해주신다. 달달하지 않은 양갱과 미지근한 녹차였는데 맛있어서 하나 더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저녁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참았다. 옷을 입는 방법이나 리본을 묶는 방법, 그리고 료칸 시설물에 관한 내용은 모두 테이블에 있는 안내 책자에 쓰여있으니 헷갈리면 참고하면 된다. 

 

싱그러움뷰

정원 및 시설

이전까지 인터넷에서 후기만 봤었을 때는 언급이 많이 없어서 몰랐는데 고라쿠엔은 정원이 넓고 아름답다. 창밖으로 정원이 보이길래 나중에 가볍게 정원 산책이나 하자고 했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우리가 보고 있던 부분은 정말 극히 일부더라. 결국 배경이 아깝다며 정원에서 사진만 한 시간을 넘게 찍은 것 같다. 

 

​나는 길치라서 마지막까지 우리 방 가는 길을 못 외웠다. 료칸이 워낙 넓고 풍경이 비슷해서 길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넓은 만큼 있는 시설도 많았다. 40분 단위로 대여해서 쓸 수 있는 개인 탕도 있고, 흡연실도 있고, 탁구장도 있다. 친구랑 탁구장에서 신나게 탁구를 하다가 약간 땀이 날 때쯤 온천을 하러 갔다. 대부분의 료칸이 그러하듯 여기도 매일매일 남탕과 여탕의 위치가 바뀐다. 도착한 날 저녁에 갔던 여탕에는 노천탕이 있어서 밤하늘을 보면서 온천을 했었고, 다음날에 바뀐 여탕에는 탈의실에 아이스크림이 있었다.

 

정원에서 노닥노닥 산책도 하다가, 정문 앞에 있는 편의점에도 괜히 다녀와 보고, 늘어지게 온천도 한번 하다 보면 저녁 식사 시간이다. 저녁은 방에서 먹는 가이세키! 어떤 걸 먹었는지는 이 포스팅에! 👉 https://hit-da-road.tistory.com/5

 

[홋카이도/오타루] 고라쿠엔(코라쿠엔, 宏楽園) 료칸 - 가이세키, 조식

가이세키 료칸에 체크인할 때 지정한 시간에 맞춰 직원이 방에 와서 차려주신다. 고라쿠엔의 가이세키는 크게 고기 메뉴와 생선메뉴가 있는데, 저녁 시간을 정할 때 어떤 거로 먹을지 물어봐 주신다. 우리는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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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가 끝난 후에 개인 탕 예약시간이 되어서 한 번 더 온천을 하고 나니 뭔가 입이 심심하다. 로비에 나가보니 음료와 함께 유부초밥이 준비되어 있다. 음료는 커피, 녹차, 유자차와 얼음이 준비되어 있는데,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어 먹으면 된다. 비치된 컵 종류가 많아 컵을 고르는 재미도 있다. 

 

너무 조용하고 탕에서도 마주치지 못해서 다른 투숙객들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여기서 책을 읽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우리는 조용히 수다를 떨면서 유부초밥과 별사탕만 축내고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다시 방에 가면 이불이 나란히 깔려있는데 바닥의 깔린 이불의 쿠션감이 매트리스 못지않다. 눕자마자 딥슬립! 이때가 홋카이도 여행 마지막 날이었는데, 정말 아쉬워 죽는 줄 알았다. 

 

그냥 자면 감질나니깐 하이볼 걸치기 ^^